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나머지 / 이승은 - 2001년 1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낙동강 파수꾼 2020. 4. 19. 13:15

 

나머지

 

 

나눗셈을 하다 보면 나머지가 남는다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 바닥 끄트머리

실하지 않은 몸으로 다 내주고 서 있다

 

몫을 향한 목마름에 조촐해진 나머지

기다리다 지쳐서 부메랑은 떠났으나

또다시 떠난 자리로 돌아오고 말았

 

세상은 누구에게나 설레임을 주었지만

분리작업 끝난 뒤 골 깊은 사람들

아무리 가지려해도 가질 수가 없으니

 

셈 틀리면 나머지 몫이 될 수 있을까

내 계산과 세상 계산은 자꾸만 어긋나고

밀려난 나머지들을 가만히 안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