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風景 - 자작詩

걸작의 꿈 / 김상우

낙동강 파수꾼 2020. 3. 1. 21:40

 

걸작의 꿈

 

 

초면 인사할 때

백지 한 장씩 들고 만나

지금도 그 종이를 들고 있다

 

내 속내의 물감

아내가 든 그림이 되고

아내의 속내는

내가 든 그림이다

 

두 장을 배접하여

단단한 화선지 한 장에다

걸작을 펼쳐 보리라던 기대는

시든 꿈이 되었다

 

아내와 나는 날마다

상대의 오지랖 여백에

스스로의 초상을 그려 넣으며

얼비친 자기 얼굴을 굽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