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그림자 - 초대詩 · 時調

대가천 2 / 이하석

낙동강 파수꾼 2021. 5. 30. 16:31

 

대가천 2

- 은어 낚시

 

 

 

나는 은어를 본다.

물의 힘줄 속에 그것들의 길이 있다.

물의 힘줄을 은어들이 당겨 강이 탱탱해진다.

 

나는 은어를 본다.

강의 힘줄이 내 늑간근에도 느껴진다.

그 밖에 중요한 것은 없다.

 

나는 은어를 본다,

언어에 기대어서.

이건 물론 중요한 게 아니다.

 

누가 강의 힘줄을 풀어놓느냐

강에는 은어가 올라와야 한다.

그 밖에 중요한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 「측백나무 울타리」, 문학과지성사, 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