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 가녀린 떨림 - 자작時調
의자 / 김상우
낙동강 파수꾼
2020. 11. 21. 12:19
의자
자리가 무엇인지 세상에 물어보니
자기가 앉아야 할 위치와 장소라네
안락과 능률의 도구
저 의자가 상징하는
자기가 앉아야 할 자리가 없다는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것과 같다네
의자에 앉는다는 건
제 존재를 밝히는 것
금수저니 은수저니 흙수저니 하더라만
나는 설 자리 없는 손수저 신세였네
저기 저
산나리처럼
변방 한 켠에 비켜서 핀
저무는 가을 공원 벤치에 걸터 앉아
허공에 몸 던지는 낙엽을 바라보네
그 아래
슬픈 내 꿈도
떨어져 흩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