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그림자 - 초대詩 · 時調

이별은 미의 창조 / 한용운

낙동강 파수꾼 2020. 2. 29. 11:52

 

이별은 미의 창조

 

 

   이별은 미의 창조입니다.

   이별의 미는 아츰의 바탕(質) 없는 황금과, 밤의 올() 없는 검은 비단과,

죽음 없는 영원의 생명과, 시들지 않는 하늘의 푸른 꽃에도 없습니다.

   님이여, 이별이 아니면, 나는 눈물에서 죽었다가 웃음에서 다시 살아날 수가

없습니다. 오오, 이별이여.

   미는 이별의 창조입니다.

 

* <님의 침묵>, 회동서관, 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