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파수꾼 2020. 2. 26. 17:21

 

소록도

 

 

해 그늘 비껴가고

사랑조차 비탈진 곳

풀포기

구름 한 점

바람으로 살아가는

목숨은

너무 아리다

밀물 같은 終身刑

 

뭍 천리

먼 하늘에

신앙을 걸어두고

안으로 타는 가슴

세상을 몸져누워

우리는

얽히고 설킨

하나같은 피붙이

 

잔허리 밟아가며

소리 없이 머물다가

한줌 흙 돌아가면

싹이 되어 돋아날 꿈

어차피

붙들 삶인데

풀꽃으로 피어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