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그림자 - 초대詩 · 時調

꽃과 여인 / 이태극

낙동강 파수꾼 2020. 4. 5. 13:28

 

꽃과 여인

 

 

 

1

 

가득 함초로히

마주 연 입술과 입술

 

구겨진 마음씨도

해맑은 거울인데

 

계절이 노을진 아침

보람만 찬 기슭이네.

 

 

2

 

부푼 가슴 그저

꿈이도록 영롱하고

 

벌나비 사려가며

내 자란 정열이기

 

태양도 저리 한갓져

재롱만스런 외면인가?

 

 

3

 

펄펄 세월이 지네

구비 구비 인생 길에

 

저기 낙엽들이

눈보라를 손짓하네

 

사랑은 배리(背理)의 사탑(斜塔)

웃음 짓는 꽃과 꽃.

 

* <꽃과 여인>, 동민문화사, 19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