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파수꾼 2020. 2. 25. 23:12

 

 

 

해는 한정된 길만을 달렸다

 

안식 없는 일상의 시간이

어둠으로 변질되어 갈 때

밤은 빛을 믿지 않는다

아픔을 마치 구슬마냥 시간의 줄에 꿰고 앉았다

 

빛은 멀리서 파란 눈을 깜박거린다

 

호수에서 생각을 밟아가는

어둠의 바닥은 윤리적이다

흐밀흐밀 움직이기 시작하는

 

밤의, 싱싱한 자궁은

진통을 묵묵히 참아낸다

뜨락의 이슬 같은 새로운 탄생, 신비한 고요

그 언저리에서 어둠은 회전을 멈추고

참빗살 같은 빛깔을 천지에 뿌린다

 

새로운 세계, 울렁이는 가슴으로 줄지어 선

천연색 꿈들이 선명하게 율동을 시작한다

 

새벽의 샘터로 난 새 길을 따라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