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江 - 중앙시조백일장 입선작

빈 둥지 / 이분순 - 2002년 5월, 중앙시조백일장 차상

낙동강 파수꾼 2020. 4. 25. 17:54

 

빈 둥지

 

 

복사꽃 피는 마을 울 없는 집 마당가

갈증난 그리움에 목이 긴 황새 냉이

바시락 소리만 나도 깨금발 딛고 선다

 

객지로 떠난 사람 소식조차 아득하니

감꽃 줍던 소녀는 기억하고 있을까

새끼손 꽃물들이던 여름날의 추억을

 

청도 반시 낯 붉히는 추석은 머잖은데

알곡 한 톨 없는 빈 뜰 잡초만 무성하여

새들도 둥지를 떠나 먼 하늘로 날아간다